강간죄와 강제추행죄를 구별할 때 법조인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법적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위의 객체 (성교 vs. 추행):
- 강간죄: 핵심은 **성기 삽입 행위 (성교)**의 존재 여부입니다. 남성의 성기가 여성의 성기에 삽입되는 행위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행위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해 이루어졌는지가 가장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 강제추행죄: 성기 삽입이 없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모든 신체 접촉 행위가 대상이 됩니다. 껴안기, 입맞춤, 특정 신체 부위 만지기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2.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
- 강간죄: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합니다. 단순히 불쾌감을 주는 정도를 넘어, 피해자가 저항할 의사나 능력을 상실시킬 정도의 강압성이 요구됩니다.
- 강제추행죄: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이면 충분합니다. 강간죄에서 요구하는 정도보다는 다소 완화된 수준의 폭행 또는 협박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기습적인 추행 역시 피해자가 저항할 틈 없이 이루어졌다면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피해자의 '자유로운 동의' 여부:
- 두 죄 모두 피해자의 자유로운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성적 침해 행위를 처벌합니다.
-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진정으로 동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 미성년자, 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유효한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명시적인 거부 의사 표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 행위가 이루어졌다면 동의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요약하자면, 강간과 추행을 구별하는 가장 핵심적인 법적 요소는 '성교 행위의 존재 여부'이며, 그 외에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와 '피해자의 자유로운 동의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법조인은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 목격자 증언, 객관적인 증거 (CCTV, 상해 진단서, DNA 감정 결과 등)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위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해당 사실 관계에 맞는 법률을 적용하게 됩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중요한 쟁점이 되며, 당시 상황,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