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죄와 강제추행죄 차이점과 사례 비교
강간죄와 강제추행죄는 모두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하여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침해 행위의 정도와 처벌 수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구분강간죄 (형법 제297조)강제추행죄 (형법 제298조)
| 행위 객체 | 성교 (성기 삽입) | 성교 외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하는 신체 접촉 |
| 폭행/협박 정도 |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 |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 (기습적인 추행 포함) |
| 처벌 수위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
| 보호 법익 | 성적 자기결정권의 핵심적인 부분 침해 | 성적 자유 또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
결정적인 차이는 '성교' 여부입니다. 강간죄는 성기 삽입이라는 가장 심각한 형태의 성적 침해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강제추행죄는 이보다 덜 심각한 모든 유형의 성적 침해 행위를 포괄합니다. 또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 있어서도 강간죄가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합니다.
사례 비교
사례 1: 강간죄
- 상황: A는 술에 취한 B를 부축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후, B가 의식을 잃은 틈을 타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 분석: A는 B가 술에 취해 항거할 수 없는 상태를 이용하여 성교를 하였으므로, 형법 제299조(준강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만약 A가 B에게 술을 강제로 먹이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면 폭행 또는 협박이 인정되어 강간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B의 자유로운 동의 없이 성교가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사례 2: 강제추행죄
- 상황: 직장 상사 C는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여직원 D의 어깨를 주무르거나, 허리를 감싸 안는 등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D는 불쾌감을 표시하며 항의했지만, C는 이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 분석: C의 행위는 D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추행에 해당합니다. 직장 내 위계 관계를 이용하여 D가 명확하게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을 조성한 점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C는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사례 3: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의 경계
- 상황: E는 길을 가던 F를 뒤에서 껴안고 입을 맞추려 했습니다. F가 강하게 저항하자 E는 도망갔습니다.
- 분석: E가 F를 껴안고 입을 맞추려 한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에 해당하므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기 삽입 시도가 없었으므로 강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만약 E가 더 나아가 성교를 시도했다면 강간미수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강간죄와 강제추행죄는 행위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명확히 구분됩니다. 법조인은 구체적인 사실 관계와 증거를 바탕으로 어떤 죄명이 적용될지를 판단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한 증거가 되며, 당시 상황,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률을 적용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