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앰프 시장은 크게 "미국 사운드(American Sound)"와 "영국 사운드(British Sound)"로 나뉘며, 각기 다른 음색과 특징을 가집니다. 이 두 사운드는 록 음악의 역사와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기타 앰프 대표주자
미국 앰프는 대체로 맑고 깨끗한 클린 톤, 넓은 헤드룸, 그리고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리버브 사운드가 특징입니다. 블루스, 재즈, 컨트리, 그리고 팝 음악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사용되는 주요 진공관은 6L6GC 또는 6V6GT입니다.
- Fender (펜더)
- 특징: 미국 앰프 사운드의 대명사이자 기준입니다. 투명하고 따뜻하며,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로 비유되는 아름다운 클린 톤과 깊이 있는 스프링 리버브, 그리고 트레몰로가 시그니처입니다. 헤드룸이 넓어 페달 이펙터를 잘 받아줍니다.
- 대표 모델:
- Twin Reverb, Deluxe Reverb, Princeton Reverb: 펜더의 상징적인 리버브 앰프 라인업으로, 특히 빈티지 블랙페이스(Blackface) 모델들은 전설적인 클린 톤을 자랑합니다.
- Bassman: 펜더 최초의 베이스 앰프였으나, 이후 기타 앰프로도 각광받았으며, 마샬 앰프의 초기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 Hot Rod Deluxe/Deville, Blues Junior: 현대적인 실용성을 더한 모델로, 펜더의 클린 톤을 유지하면서도 드라이브 채널을 추가하여 범용성을 높였습니다.
- Mesa/Boogie (메사 부기)
- 특징: 펜더가 클린 톤의 제왕이라면, 메사 부기는 '아메리칸 하이게인' 사운드의 대표 주자입니다. 강력하고 밀도 높은 디스토션 사운드로 유명하며, 복잡한 채널 전환과 다양한 EQ 옵션을 통해 다채로운 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대표 모델:
- Rectifier 시리즈 (Dual Rectifier, Triple Rectifier): 현대 메탈 및 하드록 사운드의 표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앰프입니다.
- Mark 시리즈 (Mark I, Mark V): 부드러운 클린 톤부터 강력한 하이게인까지 커버하는 범용적인 앰프로, 많은 프로 기타리스트들이 사용합니다.
- Dumble (덤블)
- 특징: 전설적인 부티크 앰프 브랜드로, 소수의 고객에게만 커스텀 제작되는 초고가 앰프입니다. 극도로 투명하고 반응성이 뛰어나며, 오버드라이브 시 마치 진공관이 살아있는 듯한 유기적인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존 메이어, 래리 칼튼 등이 사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영국 기타 앰프 대표주자
영국 앰프는 대체로 강력한 미드레인지와 공격적인 드라이브 사운드, 그리고 낮은 헤드룸이 특징입니다. 록, 하드록, 메탈, 펑크 등 에너제틱한 장르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사용되는 주요 진공관은 EL34 또는 EL84입니다.
- Marshall (마샬)
- 특징: '브리티시 사운드'의 상징이자 록 음악 그 자체로 불리는 브랜드입니다. 중음역대가 강조된 펀치감 있는 사운드와 게인을 올렸을 때의 거칠고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 사운드가 독보적입니다.
- 대표 모델:
- JTM45: 펜더 베이스맨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마샬의 초기 모델로, 클래식 록 사운드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 1959 Super Lead (Plexi): '플렉시(Plexi)'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지미 헨드릭스 등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들이 사용한 상징적인 모델입니다. 강력한 볼륨과 자연스러운 오버드라이브가 특징입니다.
- JCM800, JCM900, JCM2000 DSL: 80년대 이후 록, 메탈 사운드를 대표하는 앰프 라인업으로, 더욱 강력한 게인과 현대적인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 Vox (복스)
- 특징: 비틀즈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만들었던 브랜드로, '브리티시 클린' 사운드와 '차임(Chime)' 사운드로 유명합니다. 밝고 명료하며, 독특한 배음과 크런치 톤이 매력적입니다.
- 대표 모델:
- AC30: 복스의 가장 상징적인 앰프로, 맑고 반짝이는 클린 톤부터 클래식 록 크런치 톤까지 다양한 사운드를 낼 수 있습니다. 엘피알사운드(EL84) 진공관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 AC15: AC30의 작은 버전으로, 스튜디오나 작은 공연장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 Orange (오렌지)
- 특징: 독특한 오렌지색 외관과 함께 빈티지하면서도 강력하고 '퍼지(fuzzy)'한 느낌의 오버드라이브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무겁고 끈적이는 로우엔드가 특징이며, 헤비 록, 스토너 록, 얼터너티브 록 등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 대표 모델:
- Rockerverb 시리즈: 오렌지의 대표적인 모델로, 다재다능한 사운드와 강력한 게인을 제공합니다.
- AD 시리즈: 빈티지하고 따뜻한 오버드라이브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 Tiny Terror, Micro Terror: 컴팩트한 사이즈와 저렴한 가격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소형 헤드 앰프입니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는 Peavey (피베이) - 5150/6505 시리즈 (하이게인), Supro (수프로) - 빈티지 블루스, Matchless (매치리스) - 부티크 앰프 등이, 영국에서는 Laney (레이니) - 리암 갤러거 등으로 유명, Hiwatt (하이와트) - 피트 타운젠드, Blackstar (블랙스타) - 현대적이고 범용적인 앰프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대표적인 브랜드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영국 앰프는 서로 다른 음악적 철학과 기술적 접근 방식을 통해 기타 사운드의 다양성을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