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의 강간 및 추행에 대한 법적 정의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한국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입니다.
유럽 주요국 (영국, 독일, 프랑스)
- 강간의 정의:
-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강간을 비동의적인 성행위로 정의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상대방의 명확한 동의 없이 이루어진 성관계는 강간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영국: 2003년 성범죄법(Sexual Offences Act 2003)은 강간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고,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거나 합리적인 이유로 알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기에 의한 성교를 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 독일: 형법 제177조는 '상대방의 명백한 의사에 반하여 성교 또는 유사한 성적 행위를 강제하거나, 상대방이 저항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경우'를 강간으로 규정합니다. 2016년 법 개정을 통해 비동의에 기반한 성적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습니다.
- 프랑스: 형법은 강간을 '폭력, 강압, 위협 또는 기습의 방법으로 성교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성적 침입 행위'로 정의합니다. 최근 '비동의가 곧 No'라는 원칙에 따라 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추행의 정의:
- 추행 역시 비동의적인 성적 행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국가별로 구체적인 행위 유형에 대한 정의와 처벌 수위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영국: 성범죄법은 다양한 형태의 성적 공격(Sexual assault)을 규정하며, 동의 없는 성적 접촉을 포함합니다.
- 독일: 형법 제184i조는 성추행죄를 규정하며, 신체 접촉을 통해 성적 만족을 얻거나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 프랑스: 성희롱(Harcèlement sexuel)에 대한 별도 규정이 있으며, 성적 속성이 있는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행위로 개인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한국
- 강간의 정의: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합니다. 과거에는 강간죄의 객체를 여성으로 한정했으나 현재는 성별에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핵심은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요소입니다.
- 추행의 정의: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처벌합니다. 강간과 마찬가지로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추행죄가 성립합니다. 다만, 판례는 폭행·협박의 정도를 넓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 특별한 유형의 추행죄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한국과 유럽 주요국의 비교
구분한국영국독일프랑스
강간의 핵심 요소 | 폭행 또는 협박 | 비동의 및 피고인의 인식 | 비동의 또는 저항 불능 상태 이용 | 폭력, 강압, 위협 또는 기습 |
추행의 핵심 요소 | 폭행 또는 협박 (상대적으로 넓게 해석) | 비동의적인 성적 접촉 | 비동의적인 신체 접촉으로 성적 만족 또는 불쾌감 유발 | 성적 속성의 언어적/비언어적 행위 (성희롱 별도 규정) |
동의의 중요성 | 상대적으로 덜 강조 (폭행·협박 중심) | 매우 중요 (비동의가 핵심) | 중요 (비동의가 핵심) | 중요 (비동의 원칙 강화 추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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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차이점:
- 동의의 강조 정도: 유럽 주요국은 강간 및 추행죄에서 비동의를 핵심적인 요소로 강조하는 반면, 한국은 전통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의 존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다만, 한국에서도 최근에는 비동의에 기반한 성범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법원 판례에서 동의의 의미를 보다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추행의 범위: 유럽 국가들은 동의 없는 다양한 형태의 성적 행위를 추행으로 폭넓게 규정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한국의 형법상 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요건으로 하여 그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을 수 있습니다. 다만, 특별법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추행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성범죄: 한국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이 비교적 상세하게 마련되어 있으며,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어 처벌 수위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유럽 주요국 역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유럽 주요국은 성범죄, 특히 강간과 추행에 있어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동의 여부를 법적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해자의 폭행 또는 협박 행위를 중심으로 성범죄를 정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성적 자기결정권과 동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법률 해석 및 적용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