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해의 현재성: 시간적 제한, 임박한 침해 및 종료된 침해에 대한 방어의 정당성 논의
정당방위의 핵심 요건 중 하나인 침해의 현재성은 방어 행위가 정당화되기 위한 시간적 기준을 제시합니다. 즉, 침해가 현재 발생하고 있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시간적으로 매우 근접하여 발생할 것이 명백한 상황이어야 합니다. 이 요건은 과거의 침해나 이미 종료된 침해에 대한 방어, 그리고 단순히 예상되는 미래의 침해에 대한 방어가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각 상황별로 방어의 정당성을 심층적으로 논의해 보겠습니다.
1. 시간적 제한: '현재'의 의미
- 침해의 계속: 침해 행위가 물리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동안에는 방어 행위의 현재성이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폭행이 계속되거나 절도 행위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방어는 현재성을 충족합니다.
- 침해 행위의 시작과 종료 시점: 방어 행위는 침해 행위가 시작된 시점부터 종료되기 전까지 이루어져야 합니다. 침해 행위가 완전히 종료된 후의 행위는 더 이상 방어가 아닌 보복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침해 행위가 일련의 과정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전체 과정이 종료되기 전까지 방어의 현재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흉기를 들고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범인이 잠시 주춤하는 순간에도 전체 침해 행위는 계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임박한 침해에 대한 방어의 정당성:
- 객관적이고 명백한 위험: 침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직전의 상황, 즉 객관적으로 보아 시간적으로 매우 근접하여 침해가 발생할 것이 명백하게 예측되는 경우에도 방어 행위의 현재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주관적인 불안감이나 예상만으로는 부족하며, 구체적인 정황을 바탕으로 임박한 위험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 예시:
- 칼을 들고 달려드는 행위: 즉각적인 공격이 예상되는 명백한 상황으로, 방어 행위의 현재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주먹을 휘두르려는 위협적인 자세: 공격 의사가 명확하고, 곧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좁은 골목길에서 다수의 사람이 위협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경우: 집단적인 폭행의 위험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주의할 점: 단순히 위협적인 언어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만으로는 임박한 침해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공격 행위의 징후가 명확하게 나타나야 합니다.
3. 종료된 침해에 대한 방어의 비정당성:
- 보복 행위의 불인정: 이미 침해 행위가 완전히 종료된 후의 방어 행위는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없습니다. 이는 더 이상 '방어'의 목적이 아닌 '보복'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 예시:
- 폭행이 끝난 후 가해자를 추격하여 다시 폭행하는 행위: 이는 이미 종료된 침해에 대한 사적인 보복으로 간주됩니다.
- 물건을 훔쳐 달아난 도둑을 붙잡아 폭행하는 행위: 절도 행위는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이후의 폭행은 정당방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현행범 체포 등 다른 법적 근거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일련의 과정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침해 행위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괴롭힘이나 폭력 등 일련의 과정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는, 전체 과정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보아 방어의 현재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방어 행위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임박한 침해에 대한 것이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침해의 현재성은 정당방위 성립의 중요한 시간적 기준입니다. 방어 행위는 침해가 현재 진행 중이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시간적으로 매우 근접하여 발생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의 침해나 이미 종료된 침해에 대한 방어는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로 인정되지 않으며, 이는 사적인 보복을 방지하고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