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펜더와 마샬 중 어떤 앰프가 "더 인기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는 마샬이 좀 더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이유를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 록/메탈 음악의 영향: 한국에서 밴드 음악의 주류는 오랫동안 록과 메탈 장르가 강세였습니다. 마샬은 록, 하드록, 메탈 사운드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으며, 많은 아마추어 밴드들이 합주실에서 마샬 앰프를 통해 록 음악을 접하고 연주합니다. 시원하게 뻗어 나오는 마샬 특유의 드라이브 사운드는 한국인의 '락 스피릿'에 잘 맞는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 "간지" 혹은 "상징성": 마샬 앰프의 큰 스택(헤드와 캐비닛이 쌓여있는 형태)은 록 공연의 상징과도 같아서,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밴드 합주실이나 소규모 공연장에서 마샬 앰프를 사용하는 것이 '밴드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더 강하게 해준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 다양한 가격대의 접근성: 마샬은 JCM 시리즈와 같은 고가의 진공관 앰프 외에도 MG 시리즈, DSL 시리즈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솔리드 스테이트 또는 하이브리드 앰프 라인업을 폭넓게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 모델은 마샬 특유의 드라이브 톤을 맛볼 수 있어 예산이 한정적인 입문자나 아마추어 기타리스트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습니다.
- 펜더의 특수성: 펜더 앰프는 맑고 투명한 클린 톤과 뛰어난 페달 플랫폼 기능이 강점입니다. 이는 재즈, 블루스, 컨트리, 팝 등 클린 톤이 중요한 장르나, 다양한 페달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사운드를 구축하려는 기타리스트들에게는 압도적인 선택입니다. 그러나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전반적인 경향이 록이나 강력한 사운드에 더 치우쳐 있었기 때문에, 펜더 앰프의 본질적인 강점이 대중적으로 마샬만큼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블루스나 재즈를 전문으로 하는 연주자들에게는 펜더가 여전히 절대적인 선택입니다.
최근 동향:
- 디지털 앰프의 부상: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도 Kemper, Line 6 Helix, Neural DSP Quad Cortex, Positive Grid Spark, BOSS Katana 등 디지털 모델링 앰프 및 앰프 시뮬레이션 플러그인의 인기가 급증했습니다. 이들은 하나의 장비로 마샬과 펜더를 포함한 수많은 앰프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어, 편의성과 범용성을 중시하는 현대 기타리스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이러한 디지털 앰프들은 마샬과 펜더의 사운드를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잘 모델링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마샬과 펜더가 여전히 기타 앰프 사운드의 "기준"이자 "클래식"으로 통한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는 마샬이 록 음악 시장의 영향과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실용적인 가격대의 모델들을 통해 전반적으로 더 넓은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펜더 역시 그만의 독보적인 클린 톤과 페달 친화적인 특성으로 특정 장르와 기타리스트들에게는 여전히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